진행된 강직성척추염 할아버지

류마이지내과_이지선 원장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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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시 환자의 상태는

79세 남자환자로 50년간 허리와 등 통증을 가지고 있었으나 10년전에서야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된 분으로

등이 한참 굽어진 채로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히 진료실문을 열고 들어왔고, 의사와 간호사를 보기위해 고개를 돌릴때도 온몸이 돌아가는 

척추가 C자형으로 굳어버린 상태.

재발한 갑상선 암으로 힘든 치료를 이겨내고 있으면서, 정작 "등과 목이 너무 아파 잠을 잘수 없으니 이것만 좋아지면 된다" 는 말에 어깨가 무겁기도, 가슴 한켠이 묵직하니 답답해지기도 했다.

ESR/CRP(염증수치) 58/1.98 (정상 < 20/0.5) 로 올라가 있어 질병의 활성도가 있다고 판단.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과정

NSAIDs(진통소염제) 와 근이완제, 이후 저용량 스테로이드, 트라마돌 진통제를 사용해도 목통증을 개선되지 않았고,

생물학적제제는 재발한 암으로 금기에 해당하여 사용할 수 없다.

진행된 척추변형으로 근근막통증증후군이 동반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물리치료, TPI (압통점치료)와 함께 아미트립틸린, 프레가발린을 추가하여 일부 통증은 완화. 그래도 여전히 목이 너무아파 앉아있는게 힘들었다.

한양대 교수님과 상의하였으나 "어쩔수 없는거 이선생도 알잖아"

논문을 찾아봐도 많은 논문이 초기 염증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재활의학과와 정형외과 논문을 참고하게되었고

체외충격파 치료를 3개월간 예정으로 시작했다. 

보험이 되는 치료가 아니니 산정특례 혜택도 해당하지 않았고, 할아버지와는 한번 해보자고만 했다...


치료결과

이미 관절과 척추 가동범위는 완전히 제한되어 측정이 의미가 없었고

환자의 통증정도에 따른 BASDAI (질병활성도 반영)이 8.6 에서 3.5로 개선되어 환자의 삶의 질이 좋아진게 큰 의미가 있었다.

환자가 가장 좋아한것은 밤에 잠을 2번밖에 안깬다는것 (이전에 30분이상을 연속으로 잘수 없었다는 말이 상상이 안된다)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을 올라가는 기차에서 앉아있는게 고통스럽지 않다는것...



암이 무서운 병이고, 암치료가 중요하고...

염증이 있는 초기 강직성척추염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때에...

할아버지에게 더 중요한건, 제발 오늘 밤에 목이 덜아파 잘수 있는것, 암치료 받으러가는 기차에서 앉아있을 수 있는것이었다


많은 환자가 의사가 치료하기 좋은 몸 상태로 오지 않고 (초기 강직성 척추염은 비교적 치료가 잘되고 약물치료 반응도 좋고, 좋은 치료제도 많다)

의사는 염증수치가 중요하고, 어쩔수 없을때에는 "어쩔수 없어요"라고 말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였다기보다 우리 할아버지가 어깨목이 아프다는데 뭘해줄까...하는 손녀의 기분이었고, 그래서 좋아졌다고 했을때 정말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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