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어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한 여성의 희망찬 여정, 그리고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
안녕하세요. 류마이지내과 이지선입니다.
8년 전 봄날, 29세의 정민씨(가명)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결혼 ??년차,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2-3년차. 그녀의 눈에는 간절함과 두려움이 함께 있었죠.
"원장님, 저... 아기를 갖고 싶어요. 하지만 이 병 때문에... 가능할까요?"
그날 이후 우리는 긴 여정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정민씨의 이야기를 통해,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 솔직하게 나누고 싶습니다.
첫 만남: 절망에서 희망으로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 항-CCP 항체 120 U/mL (강양성)
- DAS28 5.2 (고활성도)
- 양손 MCP, PIP 관절의 대칭적 부종
"시어머니가 손자를 보고 싶어 하시는데... 저는 매일 아침 손이 붓고 아파서 젓가락질도 힘들어요. 이런 몸으로 어떻게 아기를..."
많은 젊은 여성 환자분들이 같은 고민을 합니다. 병도 서러운데, '엄마'라는 꿈까지 포기해야 하나 싶어 더 아프죠.
1단계: 임신 전 준비 (6개월~1년)
첫 3개월: 질병 활성도 조절
정민씨와 함께 세운 첫 목표는 '안정적인 관해 상태 만들기'였습니다.
치료 계획:
- Methotrexate 20mg/week + Folic acid 5mg/day
- Hydroxychloroquine 200mg bid
- 저용량 Prednisolone 5mg (필요시)
중요: MTX는 임신 3개월 전에 중단해야 합니다. 기형 유발 가능성 때문이죠.
다음 3개월: 안전한 약물로 전환
약물 조정:
- MTX 중단 → Sulfasalazine으로 전환
- Hydroxychloroquine 유지 (임신 중에도 안전)
- 필요시 Azathioprine 추가 고려
정민씨는 다행히 이 조합으로 DAS28 2.6까지 안정되었습니다.
임신 직전 체크리스트
✅ 3개월 이상 안정적인 관해 유지 ✅ 태아에 안전한 약물로 전환 완료 ✅ 엽산 보충 (하루 5mg) ✅ 풍진 항체 확인 ✅ 갑상선 기능 검사 ✅ 산부인과 협진
2단계: 임신 성공과 임신 중 관리
임신 초기 (1-3개월): 조심스러운 기쁨
"원장님, 두 줄이에요!"
2020년 가을, 정민씨가 임신 테스트기를 들고 왔을 때의 그 기쁨을 잊을 수 없습니다.
임신 초기 관리:
- Sulfasalazine 유지
- Hydroxychloroquine 유지
- Prednisolone 5mg 유지 (저용량은 안전)
- 2주마다 관절 상태 체크
놀랍게도 많은 환자분들이 임신 중 증상이 호전됩니다. 정민씨도 "손이 이렇게 편한 건 처음이에요"라고 했죠.
임신 중기 (4-6개월): 안정기
이 시기 정민씨는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배가 나오기 시작하고, 태동도 느끼고...
주의사항:
- 관절 증상 재평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음)
- 약물 용량 조절 가능
-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 (스테로이드 사용 시 특히 중요)
- 영양 관리 (칼슘, 비타민 D 보충)
임신 후기 (7-9개월): 출산 준비
특별 관리:
- 조산 위험 평가 (일반인보다 약간 높음)
- 혈압 모니터링
- 태아 성장 확인
- 출산 방법 상담 (대부분 자연분만 가능)
정민씨는 38주에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딸을 출산했습니다. 3.2kg의 예쁜 아기였죠.
3단계: 출산 직후 관리
출산 직후 48시간: 급성기
"원장님, 온몸이 다 쑤셔요. 출산하고 나니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출산 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관절염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즉시 대응:
- NSAIDs 재개 (모유수유 안전)
- 필요시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
- 충분한 휴식 (가족의 도움 필수)
산욕기 (6주): 균형 찾기
모유수유와 약물:
- 안전한 약물: Hydroxychloroquine, Sulfasalazine, 저용량 스테로이드
- 주의 약물: MTX (절대 금지), Leflunomide
- 생물학적 제제: 일부는 안전 (Etanercept, Adalimumab)
정민씨는 모유수유를 고집했고 [약간 환자가 미웠으나.... 나도 그랬기에^^], 우리는 안전한 약물로 조절했습니다.
4단계: 출산 이후 장기 관리
산후 3개월: 새로운 일상 --> 수유 중단 권유 !!!!!!!!!
육아와 질병 관리의 균형이 가장 어려운 시기입니다.
정민씨의 일과 조정:
- 새벽 수유 후 손 스트레칭
- 아기 낮잠 시간에 본인도 휴식
- 기저귀 가방은 가벼운 것으로
- 아기띠보다는 유모차 활용
산후 6개월: 치료 재평가
모유수유 중단 시점을 상담하고, 필요하면 더 강력한 치료로 전환합니다.
정민씨의 선택:
- 6개월 완전 모유수유 후 중단
- MTX 재개 + Adalimumab 추가
- 3개월 후 DAS28 2.2로 안정
산후 1년: 두 번째를 꿈꾸며 [의사로서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아래 내용과 달리]
"원장님, 둘째도 가능할까요?"
노노노노~~~~~~~~~~~~~~~~~~~~
네, 가능합니다. 첫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잘 준비할 수 있죠.
현재: 희망의 증거
정민씨는 지금 4살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둘째 임신을 준비 중이죠.
"가끔 손이 아플 때도 있지만, 아이가 '엄마 손 호호 해줄게' 하면서 불어주면 정말 낫는 것 같아요. 이 아이가 저의 가장 큰 약이에요."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들께
기억해주세요
- 류마티스 질환이 있어도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습니다
- 계획 임신이 중요
-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 체계적인 관리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아픈 엄마도 좋은 엄마입니다
-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
-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느낍니다
- 혼자가 아닙니다
- 의료진이 함께합니다 [어느새 저는 친정 엄마가 되어 할머니로 약 6-7명의 손자가 있습니다^^]
- 같은 경험을 한 엄마들이 있습니다
- 희망을 잃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실용적인 조언 !!!
임신 전:
- 최소 6개월 전부터 계획
- 안정적인 관해 상태 만들기
- 태아 안전 약물로 미리 전환
임신 중:
- 정기적인 모니터링
- 증상 변화 즉시 보고
- 충분한 휴식과 영양
출산 후:
- 재발 가능성 대비
- 육아 보조 도구 활용
- 가족 지원 체계 구축
의사로서, 여성으로서
저도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물론 저는 류마티스 질환이 없지만, 아픈 엄마로서의 어려움은 압니다.
환자분들이 "원장님은 어떻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세요?"라고 물으실 때, 저는 솔직히 "저도 매일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에요"라고 답합니다.
완벽한 엄마는 없습니다. 건강한 엄마도, 아픈 엄마도 모두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정민씨가 아이와 함께 병원에 왔습니다. 이제 다커서 8? 9살 입니다. 지금은 너무 새카만 개구쟁이!!
엄마가 피검사를 하고 잘한다고 하니 괜히 엄마가 걱정이 되기도 안쓰럽기도 한지 내내 붙어있던....
[뭐 속 마음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이 일을 하는 보람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여성 여러분, 엄마가 되고 싶은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쉽지 않은 길이지만, 불가능한 길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지선 드림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어도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한 여성의 희망찬 여정, 그리고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
안녕하세요. 류마이지내과 이지선입니다.
8년 전 봄날, 29세의 정민씨(가명)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결혼 ??년차,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2-3년차. 그녀의 눈에는 간절함과 두려움이 함께 있었죠.
"원장님, 저... 아기를 갖고 싶어요. 하지만 이 병 때문에... 가능할까요?"
그날 이후 우리는 긴 여정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정민씨의 이야기를 통해,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 솔직하게 나누고 싶습니다.
첫 만남: 절망에서 희망으로
결혼하고 얼마 안되어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시어머니가 손자를 보고 싶어 하시는데... 저는 매일 아침 손이 붓고 아파서 젓가락질도 힘들어요. 이런 몸으로 어떻게 아기를..."
많은 젊은 여성 환자분들이 같은 고민을 합니다. 병도 서러운데, '엄마'라는 꿈까지 포기해야 하나 싶어 더 아프죠.
1단계: 임신 전 준비 (6개월~1년)
첫 3개월: 질병 활성도 조절
정민씨와 함께 세운 첫 목표는 '안정적인 관해 상태 만들기'였습니다.
치료 계획:
중요: MTX는 임신 3개월 전에 중단해야 합니다. 기형 유발 가능성 때문이죠.
다음 3개월: 안전한 약물로 전환
약물 조정:
정민씨는 다행히 이 조합으로 DAS28 2.6까지 안정되었습니다.
임신 직전 체크리스트
✅ 3개월 이상 안정적인 관해 유지 ✅ 태아에 안전한 약물로 전환 완료 ✅ 엽산 보충 (하루 5mg) ✅ 풍진 항체 확인 ✅ 갑상선 기능 검사 ✅ 산부인과 협진
2단계: 임신 성공과 임신 중 관리
임신 초기 (1-3개월): 조심스러운 기쁨
"원장님, 두 줄이에요!"
2020년 가을, 정민씨가 임신 테스트기를 들고 왔을 때의 그 기쁨을 잊을 수 없습니다.
임신 초기 관리:
놀랍게도 많은 환자분들이 임신 중 증상이 호전됩니다. 정민씨도 "손이 이렇게 편한 건 처음이에요"라고 했죠.
임신 중기 (4-6개월): 안정기
이 시기 정민씨는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배가 나오기 시작하고, 태동도 느끼고...
주의사항:
임신 후기 (7-9개월): 출산 준비
특별 관리:
정민씨는 38주에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딸을 출산했습니다. 3.2kg의 예쁜 아기였죠.
3단계: 출산 직후 관리
출산 직후 48시간: 급성기
"원장님, 온몸이 다 쑤셔요. 출산하고 나니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출산 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관절염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즉시 대응:
산욕기 (6주): 균형 찾기
모유수유와 약물:
정민씨는 모유수유를 고집했고 [약간 환자가 미웠으나.... 나도 그랬기에^^], 우리는 안전한 약물로 조절했습니다.
4단계: 출산 이후 장기 관리
산후 3개월: 새로운 일상 --> 수유 중단 권유 !!!!!!!!!
육아와 질병 관리의 균형이 가장 어려운 시기입니다.
정민씨의 일과 조정:
산후 6개월: 치료 재평가
모유수유 중단 시점을 상담하고, 필요하면 더 강력한 치료로 전환합니다.
정민씨의 선택:
산후 1년: 두 번째를 꿈꾸며 [의사로서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아래 내용과 달리]
"원장님, 둘째도 가능할까요?"
노노노노~~~~~~~~~~~~~~~~~~~~
네, 가능합니다. 첫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잘 준비할 수 있죠.
현재: 희망의 증거
정민씨는 지금 4살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둘째 임신을 준비 중이죠.
"가끔 손이 아플 때도 있지만, 아이가 '엄마 손 호호 해줄게' 하면서 불어주면 정말 낫는 것 같아요. 이 아이가 저의 가장 큰 약이에요."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들께
기억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실용적인 조언 !!!
임신 전:
임신 중:
출산 후:
의사로서, 여성으로서
저도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물론 저는 류마티스 질환이 없지만, 아픈 엄마로서의 어려움은 압니다.
환자분들이 "원장님은 어떻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세요?"라고 물으실 때, 저는 솔직히 "저도 매일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에요"라고 답합니다.
완벽한 엄마는 없습니다. 건강한 엄마도, 아픈 엄마도 모두 아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정민씨가 아이와 함께 병원에 왔습니다. 이제 다커서 8? 9살 입니다. 지금은 너무 새카만 개구쟁이!!
엄마가 피검사를 하고 잘한다고 하니 괜히 엄마가 걱정이 되기도 안쓰럽기도 한지 내내 붙어있던....
[뭐 속 마음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이 일을 하는 보람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여성 여러분, 엄마가 되고 싶은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쉽지 않은 길이지만, 불가능한 길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지선 드림